A4용지와 A3용지는 어떻게 다를까

etc 2009. 3. 6. 10:15
요즘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종이 아끼기에 나선 기업들이 많다. 양면인쇄는 기본이며, 이면지의 경우 스탬프를 찍어서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학교의 경우도 문서 경감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는 물론 종이 문서로 인한 일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종이를 아끼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이렇게 종이를 아끼기 위한 기업의 몸부림이 한창인 반면에 광고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광고지를 사람들 손에 닿게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신문에 끼어 배달되는 광고지가 아주 많다. 특히 프린터나 복사기의 보급이 많아진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종이는 A4, A3, B4, B5 용지 등이다. 그 중 특히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A4 종이이다. 요즘 같은 정보화 사회에는 인터넷 세상에서 구할 수 있는 공유된 전문 자료가 참으로 많다. 이러한 것들을 프린터로 출력하여 제본하면 서점에서 산 책 못지않게 깔끔하게 정리가 된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워드프로세서인 “?한글”에서 편집용지를 확인해 보자. 여러 가지 용지 규격이 나와 있다. 그런데, 어느 용지든 가로와 세로의 규격은 기억하기 힘들다. A4 용지는 200×300, B4 용지는 250×350과 같이 단순하게 정하면 알아보기가 쉬울 텐데, 왜 이렇게 이상한 규격을 정한 것일까?

이 복잡한 규격에 종이 절약의 지혜가 숨어 있다. 종이 한 장을 반으로 접었을 때 접힌 종이와 처음 종이의 모양이 같다면, 뭉툭한 부분을 잘라서 버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다음 그림을 보면서 생각해 보자. 원래의 종이의 짧은 쪽과 긴 쪽의 길이를 각각 라고 하자. 그러면 한 번 접은 종이의 짧은 쪽과 긴 쪽의 길이는

각각 ½y,χ가 된다.
그러므로, χ: y = ½y : χ

이것을 풀면 y=루트2χ가 된다. 그러므로 긴 쪽은 짧은 쪽의 배, 즉 1.414배가 되는 것이다. 긴 쪽이 짧은 쪽의 루트2배가 되면 이것을 반으로 계속 접는다 하더라도 모두 닮은 직사각형이 되므로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부분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의 종이 크기는 얼마로 하여야 하는가? 종이의 규격은 1909년 독일의 프레드릭 오스트발트가 만들고, 1922년에 독일공업규격 위원회에서 채택하였는데, 가장 긴 규격 용지의 넓이를 1㎡로 정하였다. 이때, 가로와 세로의 길이의 비를 1:루트2로 정하면 A0는 841×1189㎜가 된다. 이것을 반으로 자른 것이 A1, 다시 반으로 자르면 A2와 같이 된다. 또한 도서의 휴대나 보존 등에 따라 그 쓰임도 크기별로 다양하다. A 계열 종이의 규격과 쓰임은 다음과 같다.

A0 841×1189
A1 594×841
A2 420×594
A3 297×420
A4 210×297
(여성지, 악보, 화집 등으로 사용)
A5 148×210 (교과서, 학습지 등)
A6 105×148 (문고본)
A7 74×105 (포켓용 사서)

한편, 가장 큰 용지의 넓이를 1.5㎡로 정하게 되면 그 용지의 규격은 1456×1030mm가 되는데, 이것이 B0 용지이다. 이것을 반으로 계속 자르면 다음과 같이 B1, B2, B3, B4, B5 용지가 되는 것이다. B 계열의 종이의 규격과 쓰임은 다음과 같다.

B0 841×1189
B1 594×841
B2 420×594
B3 297×420
신문판형(대판)의 1/2
B4 210×297 소형신문 1/2
B5 148×210 잡지
B6 128×182 일반단행본
B7 91×128 수첩, 전표

또한 우리가 흔히 미술시간에 사용해 왔던 8절지, 포스터를 그리기 위한 4절지, 협동화를 그리기 위한 4×6전지가 있다. 그 크기가 조금 차이가 나기는 하나 이 또한 종이의 자투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른 종이의 크기이다.

4×6전지(788×1.090mm)
2절 (788×545)
4절 (545×394)
8절 (394×272)
16절(272×197)
32절(197×136)
64절(136×98.5)

이와 같이, 절약하는 데도 수학을 이용하여야 절약의 효과가 높아진다. 종이는 무한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종이는 나무에서 만들어지는데, 나무 역시 무한히 많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무를 심어서 목재로 사용하려면 4, 5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시베리아가 나무를 수출하다가 이제는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기저기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나무를 벌목하여 낭비하다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숲이 줄어들어 산소가 부족해질 상태에 이르렀다. 국제적 환경 문제가 발생하여 이제는 CO2 배출을 규제하는 협약까지 체결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종이 한 장을 아끼는 것은 나무 한 그루를 아끼는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 숨 쉴 수 있게 하는 산소를 아끼는 셈이 된다.

posted by nikki99